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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바로 옆에 보호수로 지정된 400여 년생 느티나무의 거대한 몸집에서 떨어지는 낙엽은 주변의 땅바닥이 보이지 않을 만큼 온통 낙엽으로 가득하다. 이제 나뭇잎은 거의 다 떨어지고 20% 정도만 남은 상태인데 오늘과 내일이면 느티나무의 고운 잎은 모두 떨어지고 수천 개의 가지만 남아 겨울을 보내리라고 생각된다. 나는 늘 이 느티나무를 보면서 사람의 작음을 본다. 사람은 수차례 병원에 다니면서 갖가지 좋은 음식을 챙겨 먹으면서도 백 년을 살기가 어려운데 이 느티나무는 오직 땅의 기운과 하늘의 태양 빛만으로 400여 년을 살아오면서 병치레 한번 하지 않고 허리도 굽지 않고 도도한 모습으로 정정하게 살아가고 있다. 오히려 사람들의 욕심으로 느티나무의 가지를 잘라내는 고통을 당하면서도 아무런 불평 없이 꿋꿋하게 살아간다. 앞으로 몇백 년을 더 이 금화마을을 지키면서 살아가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봄이 되면 수만 개의 어린잎이 파릇파릇 돋아나고 여름 내내 푸름을 보여주다가 얼마 전부터는 고운 단풍으로 물들었다가 이제는 그 많은 잎을 스스로 떨구면서 겨우살이를 준비한다. 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두 번이나 느티나무 아래의 잡초를 제거하여 주었다. 이제는 잎이 모두 떨어지면 길가에 떨어진 낙엽을 쓸어 주변을 깨끗하게 정리해야 하겠다. 비록 나무일지언정 금화마을의 가장 어르신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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