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신년(2016년)의 새해 아침에 뒷동산에 올라 앞동산 너머로 떠오르는 아침 해를 바라보면서 의기양양해 하던 때가 엊그제만 같은데 어느새 한 해의 끝자락에 서 있게 되었다. 겉으로 보기에 오늘이 어제 같고 내일이 오늘 같은 시간의 끈김없는 흐름처럼 보이지만 속내는 그렇지 않고 많은 변화가 발생한다. 우리나라의 정치는 국민은 물론이고 세계인들을 놀라게 하였다. 늘 그대로인듯한 앞산과 뒷산에도 수많은 수목이 나고 죽기를 하였을 것이다. 어디 수목뿐이랴. 마을에서는 연로하신 몇몇 분들이 가족 곁을 떠나 영면의 길에 들어서기도 하셨고 질병으로 고생하기도 하였다. 젊은이들은 결혼하면서 새로운 가정을 꾸리기도 하였다. 농사를 잘 지은 농부도 있고 예상하지 못한 병해충과 기후변화로 농사를 망친 농부도 있다. 지금도 마을 주변의 밭에는 메주콩을 수확하지 못하고 그대로 놔둔 모습이 여기저기 보인다. 여름철 폭염으로 인하여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있다가 늦게 꽃이 피고 콩꼬투리가 열렸지만, 콩이 여물지 않고 속이 빈 쭉정이 꼬투리여서 수확하지 않고 있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프고 안타까운 심정이다. 사람의 힘으로 막을 수 없는 자연재해이니 어찌하겠는가. 새해에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라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