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옆에 있는 느티나무 거목의 수많은 잎이 단풍으로 물들어 아름답기 그지없다. 이 느티나무 거목은 약 400여 년생으로 추정되는 경상북도 김천시의 보호수로 지정되어 보호를 받고 있기는 하지만, 오랜 세월로 인한 가지의 자연적인 부러짐도 있었고 주변에 주택과 밭이 있어 거목의 그늘과 낙엽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과정에서 아랫부분의 가지가 고의로 잘리는 수난을 겪기도 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그 늠름함에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위엄에 압도당하는 느낌을 받는 것은 비록 필자만의 생각은 아니리라고 여겨진다. 필자가 이곳 금화마을(경상북도 김천시 봉산면 상금동)에 둥지를 틀고 앉은 세월도 벌써 육 년이 다 되어 가는데 지난 사 년 동안은 거목의 바로 곁에서 생활하면서 요즘 같은 늦가을 철이면 수없이 떨어지는 낙엽으로 인한 고충이 많았었는데 지난해부터는 거목으로부터 남쪽으로 약 80m 정도 떨어진 곳으로 캠프를 옮겼기에 거목으로 인한 그늘이나 낙엽으로 인한 고충은 없다.
사람은 태어나 장수하면 백 세를 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칠·팔십 대가 되면 추한 모습으로 생을 마감하는데 이 거목(느티나무)은 사백여 년을 살아가면서도 추한 모습은커녕 더욱더 꿋꿋하고 의연한 모습을 하고 있으니 감히 머리를 숙이지 않을 수 없는 거목이다. 이곳 마을에도 올해 백 세가 되신 어른도 계시고 많은 어른이 팔십 대 후반을 비롯하여 칠십 대의 어른들이지만, 어찌 감히 이 거목에 견줄 수 있으랴. 이 거목은 자타가 공인하는 마을의 수호신이며 어른이라 아니할 수 없어 필자는 이곳에 터를 잡은 지난 육 년 동안 연간 두세 번의 벌초를 하여 거목의 주변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있다. 지금은 아름다운 단풍으로 보이지만 마른 잎이 되어 다 떨어지면 고개를 들어 나목이 된 모습이나 고개를 숙이고 아래에 떨어진 낙엽 모습을 보는 것도 또한 대단하고 그다음은 낙엽을 정리하는 일이 남아있는데 이런 일을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마을의 제일 어른이라는 관점에서 즐거운 마음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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