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오늘도 걷는다마는 정처 없는 이 발길

마 음 2025. 3. 20. 19:42

 
오늘도 걷는다마는 정처 없는 이 발길
지나온 자국마다 눈물 고였다
선창가 고동소리 옛 님이 그리워도
나그네 흐를 길은 한이 없어라.
 
타관 땅 밟아서 돈 지 십 년 넘어 반평생
사나이 가슴속엔 한이 서린다
황혼이 찾아들면 고향도 그리워져
눈물로 꿈을 불러 찾아도 보네.
 
낯익은 거리다마는 이국보다 차워라
가야 할 지평선엔 태양도 없어
새벽별 찬 서리가 뼛골에 스미는데
어디로 흘러가랴 흘러갈쏘냐.
 
1940년 2월에 나온 우리 가요 '나그네 설움'의 가사내용이다. 조경환 작사, 이재호 작곡, 백년설 노래로 광복 이전 대중가요 중 음반 판매량이 가장 많은 곡으로 알려져 있다. 식민 지배를 받고 있는 민족의 상황을 나그네에 비유하여 피압박민족의 설움을 표현한 작품으로 평가되기도 하는 노래다. 노래가 나온 지 85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도 우리 국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노래이기도 하다. 오늘 서오릉고개를 넘어 창릉천길을 걸으면서 문득 이러한 노랫말이 가슴을 스치고 지나가는 것을 느끼고 마음이 울컥하는 기분이었다. 아마도 이제는 노년의 길에 들어서다 보니 마음속 한구석에 도사리고 있던 허전함이 가슴밖으로 튀어나온 것으로 느껴진다. 삼송리와 구파발을 지나고 박석고개를 넘어 안식처로 돌아온 나그네의 발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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