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서

소나무 앞에서

마 음 2012. 11. 20. 22:20

 

 

 

 

 

 

 

 

 

 

 

 

 

 

소나무 앞에서

 

솔방울에서 떨어진 작디 작은 하나의 씨앗이

늦가을 실바람에 실려 너울너울 춤을 추다가

 

북한산 어느 산모퉁이 가파르고 단단한 바위틈에

살포시 내려 앉아 평생의 삶의 터로 자리를 잡는다 

 

여름 장맛비에 떠내려 갈까 염려하면서

모진 삭풍 찬바람에 날아 갈까 걱정하면서

 

행여 산새들의 먹이나 되지 않을까 조바심하며

낙엽으로 덮고 먼지로 덮어 어린 씨앗 보호한다

 

봄비 맞고 따듯한 햇볕받아 어린씨앗 싹이트네

바늘처럼 가늘고 작은 줄기 하나 작은 잎 세개네

 

내 비록 작은 줄기 하나에 작은 잎 세개로 시작하지만

한해 지나고 십년 이십년 세월 지나면 낙낙장송 되리라 

 

스님의 독경소리에 기지게 켜고 아침이슬에 세수하고

산새들에게 보금자리 내어 주면 즐거운 하루가 지난다 

 

어제도 오늘도 시원한 바람소리 웃음지으며 안부 전하고

내일은 어떤 손님 나를 반가히 찾아줄까 단장하며 기다리네

 

모진 추위와 비바람 얼마나 많은 세월을 견디었을까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너의 앞에서 나는 눈물짓는다.

 

 

파란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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