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백두대간 종주 10구간 1부(윤지미산-화령재-산불감시초소-봉황산)

마 음 2013. 9. 5. 12:29

백두대간 종주 15일 차 1부 (윤지미산-화령재-산불감시초소-봉황산)▼

 

 

 

 

2013년 09월 02일 아침이 밝아옵니다. 간편한 식사와 커피 한 잔을 타서 마시고 배낭을 걸머매고 백두대간 종주길에 나섭니다. 날이 밝아서  등산로가 잘 보이니 걷기에 편합니다. 나무뿌리나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부지런히 걷기 시작합니다. (05:58)

 

 

 

어제는 좀 피곤해서인지 숙영준비를 마치고 고구마로 만든 간단한 간식거리로 저녁밥을 대신하였는데 뭐를 더 먹고 싶은 생각이 없어서 그냥 자리에 누웠는데 잠이 들었다가 깨어보니 자정을 조금 넘긴 시간이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군대생활을 하던 때의 야전 생활을 제외하면 이러한 야전 생활은 처음인데 나이가 들어서 하는 야전 생활이 그렇게 힘들거나 귀찮지 않고 즐거움이 있고 재미가 있다고 느껴집니다. 고생도 팔자라더니 고생이 즐겁고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백두대간 종주라는 큰 의미가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여겨집니다.

 

이 새벽에 조금은 불편한 잠자리에 누워 이런저런 상념에 빠졌다가 다시금 잠시 잠이 들었는데, 멧돼지가 내 곁에 와서 꿀꿀대기에 배낭에 항시 달고 다니는 호루라기를 꺼내어 크게 불어서 멧돼지를 쫓아 버리려는데 호루라기가 좀처럼 소리가 나지 않고 답답하기만 합니다. 이런 심한 가위눌림에 놀라 깨었는데 시간을 보니 새벽 3시가 조금 지났습니다. 이 시간쯤이면 집에서도 가끔 일어나는 시간이지만 오지의 깊은 산에서 새벽 3시에 눈을 뜨고 있으려니 묘한 감정입니다. 나무에서는 이따금 툭! 툭!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데, 길을 걸으면서 보면 아직은 다 익지도 않은 푸른 도토리가 작은 가지에 붙어서 함께 떨어지는 것은 벌레가 나뭇가지를 자르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백두대간 길을 걸으면서 보니 알이 굵은 알밤 같은 도토리가 백두대간 길바닥에 가득하게 떨어져 있는 모습도 자주 보이는데 잠시만 주워도 배낭 가득히 주워 담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런 곳의 도토리는 주변에 사는 농부가 줍거나 아니면 산에 사는 청설모나 다람쥐 같은 작은 동물의 겨울먹이가 되겠지요. 그런데 멧돼지는 도토리를 먹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동녘 하늘을 올려다보니 그믐달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초승달과 그믐달의 모양이 아름다운 여인의 눈썹처럼 비슷하게 생겼지만, 추석이 가까워져 오고 있으니 지금 저 달은 그믐달이다. 어둠이 깔린 백두대간의 커다란 나무숲 사이로 그믐달이 보인다. 오늘은 윤재미산을 넘어 화령재- 봉황산- 비재- 갈령삼거리- 형제봉으로 가는데 시간이 어찌 되려는 지는 모르겠다. 오늘 피맛재는 넘어야 내일 속리산 천왕봉을 지나 문장대에서 밤티재- 눌재로 하산하여 서울로의 귀경길이 수월할터인데...

 

계방령- 추풍령- 작점고개- 용문산- 국수봉- 큰재로 오기까지는 백두대간 길에 자연약수는 구할 수 없고 큰재의 페교자리에 들어선 자연생태숲 체험장에서 식수를 구할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고 큰재에서는 바로 상주나 김천 방향으로 갈 수 있는 버스를 탈 수 있는데 이곳 지역은 대부분 두메산골이어서 하루에 서너 번 밖에 버스가 운행되지 않기 때문에 특히 오후 3시 이후에는 버스가 운행되지 않은 편이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려고 한다면 버스정류장이 있는 지점으로의 하산 완료 시간을 3시 이전으로 일찍 잡아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택시를 이용해야 하는데 지나가는 택시도 없어 택시를 불러야 하는 점도 유의할 사항입니다. 아니면 지나가는 차편에 편승하는 도움을 받아야 하고...

 

                  

                       

 

 

438봉을 내려오는 길이 조금 가파른데 잠시 후에 다시 오름길과 평지길이 교차하면서 이어지고 윤지미산을 앞에두고 다시금 가파른 오름길. 윤지미산이 어떠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이리도 힘들게 하는지...

 

드디어 윤지미산 정상에 올랐는데 동편으로 저수지가 있고 저수지에 물안개가 피어 올라 멋스러운데 울창한 수림으로 가로막혀 있어 잘 보이지 않아 매우 아쉽습니다.    

 

 

 

 

 

 

 

윤지미산 정상에서...

 

 

 

 

 

 

 

 

 

저수지의 물안개의 풍광이 멋스럽지만 숲으로 시야가 막혀있어 조망은 쉽지 않습니다. 줌인한 모습.

 

 

 

 

 

 

 

 

 

윤지미산을 내려오는 200여 m 길이 급경사 지역이다. 밧줄이 연결되어 있기는 하지만 매우 가파른 길이라서 조심스럽다.

 

 

   

 

 

 

 

고사리로 뒤덮여 있는 묘소.

 

 

 

 

 

밭도 나타나고...

 

 

 

 

 

걷기 어려운 길도 나타난다.

 

 

 

 

 

윤지미산 위로 아침해가 떠오른 모습이다.

 

 

 

 

 

 

 

 

 

백두대간 화령재 아래로 새로 개설된 고속도로가 보인다.

 

 

 

 

 

 

 

 

 

 

 

화령재에 도착하였습니다.

 

 

 

 

 

 

 

 

 

 

 

 

 

 

 

 

 

 

 

 

 

화령재 풍경입니다.

 

 

 

 

 

대령정 위에 올라가 내려다본 풍경.

 

 

 

 

 

대령정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

 

 

 

 

 

 

 

 

 

대령정.

 

 

 

 

 

 

 

화령재에서 간이 화장실 옆으로 백두대간 길로 들어섰다가 내려오면 마나게 되는 교차로.

 

 

 

 

 

 

 

 

 

 

 

 

 

산불감시초소에는 감시자는 없어 궁금증이 많은 파람마음은 올라가봅니다. 무거운 배낭을 마땅히 내려놓을 장소가 없어 그냥 매고 올라가 보았습니다.

 

 

 

 

 

 

 

 

 

 

 

 

 

 

 

 

 

 

 

산불감시초소에 올라가서 본 풍경들입니다. 바로 앞에 소나무가 가리고 있는 산이 봉황산입니다.

 

 

    

 

 

봉황산 도착.

 

 

 

 

 

봉황산 정상에는 원형의자가 있습니다. 의자 위를 유심히 살펴보십시오. 무엇이 보입니까.

 

 

 

 

 

의자에 카메라 놓고 셀카.

 

 

 

 

 

 

 

 

 

이게 뭐야? THIS PLUS 담배입니다. 담뱃갑 안에는 라이터도 함께 들어있습니다. 저는 이것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하였습니다. 누군가 담배를 피우던 사람이 이곳에 왔다가 봉황산의 산세가 너무나도 아름다워 금연을 결심하고 그 기념으로 이렇게 놓아두고 내려갔을 것이라고요. 담뱃갑에는 12개비가 남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놓아두면 무더운 날에 라이터가 폭발하여 화재라도 난다면 산불로 이어질 터인데... 산에서 흡연은 절대 안 됩니다. 담배와 라이터는 제가 거두어서 산을 내려가 처리하겠습니다.

 

 

   

 

 

 

 

 

 

봉황산에서 비재로 내려가는 길도 매우 가파르고 위험합니다. 안전밧줄이 있기는 하지만 한참 동안 이런 경사가 심한 위험 등산로를 따라서 내려갑니다. 몇 개의 오르내림을 거쳐서 가는데 인기척이 납니다. 인근 마을에서 버섯을 채취하러 올라오는 60대의 두 사람을 만났는데, 나를 보더니 백두대간을 종주하는가 본데 나이 든 사람이 혼자 다니면 무섭지 않으냐고... 산에는 뱀도 있고 멧돼지도 있는데 라면서 묻습니다. 뱀이나 멧돼지는 사람을 보면 도망치기 때문에 무서운 것은 없는데 많이 걷다 보니 힘이 좀 들어 그게 무섭다고 했다.

 

버섯이 많이 있느냐고 물으니 이제부터 버섯을 채취할 시기가 된다면서 산을 한 바퀴 둘러보러 나왔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산에는 산나물과 버섯을 채취하기 위하여 채취권을 갖는 입찰 지역이라는 안내표지가 곳곳에 걸려 있었는데 농부가 지자체로부터 산을 일정기간 입찰받아 버섯이나 산나물을 채취하는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