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백두대간 종주 13구간 (대야산-촛대봉-곰넘이봉-버리미기재-장성봉-787봉)

마 음 2013. 9. 22. 21:42

백두대간 종주 18일차 (대야산-촛대봉-곰넘이봉-버리미기재-장성봉-787봉) 

 

 

 

 

 

2013년 09월 16일 대야산에 아침이 밝았습니다.

 

 

 

 

대야산 아래 어제 지나온 바위봉에 아침햇살이 비치고 멀리 계곡에는 운해가 내려앉아 아름답게 펼쳐집니다.

 

 

 

 

 

 

어제는 늦은 시간대라서 그리고 오라오는 길이라서 잘 알수 없었으나 아침에 대야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니 걸어왔던 능선이 참 멋집니다.

 

 

 

 

 

 

 

 

 

 

대야산 정상에서 아침 해를 바라보면서 오늘 하루도 무사하고 안전한 백두대간 산행이 되기를 바라면서 출발준비를 마쳤습니다.

 

 

  

 

 

 

 

 

이제 대야산 출발. 여기에서부터 오늘의 일정이 꼬이기 시작하였습니다. 여기 바위능선으로 진입해야 하는데 대야산 정상봉과 여기 보이는 바위능선과의 사이에 작은 골이 있고 골로 내려서서 여기 바윗길로 올라가지 않고 사람들이 많이 다니고 대간리본이 수없이 많이 매달린 아래로 내려가면서 스스로 오판을 하였습니다. 바윗길이 위험하기 때문에 우회하여 가려고 아래로 등산로가 형성되어 있는 것이라고요. 그래서 아래로 내려가기를 1시간이 훨씬 넘게 계곡을 따라서 용추마을 이정표가 있는 곳까지 가서야 정신을 차리게 됩니다. 길을 잘못 들어온 것이라고... 아이구 이런! 이 일을 어쩌나~ 어쩌기는 무얼 어쩌나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야지...

 

         

 

  

 

정상을 바로 내려오면 이런 소나무가 있고 내려가는 큰 등산로가 나타납니다. 대야산 암릉구간을 우회하는 것으로 착각하게 되었습니다.

 

 

 

 

대야산 정상 바로 아래에서 올려다 본 정상 모습. 이렇게 아래로 내려가면 안되는데 나는 리본에 현혹되어 내려갑니다. 우회하는 길인줄 알고...

 

 

 

 

 

 

자꾸만 아래로 아래로...

 

 

 

 

대야산 아래 100여m 지점에 물이나오는 호스가 있었습니다. 이를테면 이곳이 용추계곡의 발원지 같은...

 

 

  

 

계곡의 형상을 갖추어 가면서 물도 점차 많아지고...

 

 

 

 

 

 

시원하게 흘러가는 물에도 현혹되고...

 

 

 

 

 

 

 

 

 

 

 

 

 

이곳 이정표가 나올 때까지 내려왔습니다. 여기에서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요. 대야산에서 백두대간 길이 암릉구간이라는데 웬 용추? 대야산을 내려온 시간이 06:40분인데 여기에 내려와 보니 08시 04분입니다. 1시간 반 정도를 내려왔습니다. 흔히 말하는 등산길을 잘못 찾아 헤맨 알바인데 알바치고는 너무합니다. 내려오는 길이 이 정도인데 다시 올라가려면? 할 수 없지! 다시 대야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수밖에...

 

 

 

  

 

 

 

 

다시 대야산 정상으로 올라왔습니다. 흔히 하는 속된 말로 무엇이 빠지도록 부지런히 올라오니 09시 45분이네요. 

 

 

 

 

어제 올라왔던 능선을 원망스런 눈으로 바라봅니다. 좀 더 깊이 생각하고 등산용 지도를 확인하고 판단했다면 이런 실수와 고생은 하지 않아도 되는데 말입니다.

 

 

 

 

 

 

대야산 정상에서 다시 정신을 차리고 살펴보았습니다. 바로 저기 앞에 있는 바위로 올라서서 능선을 타고 내려가야 하는데 이곳에는 별로 사람이 다닌 흔적도 없고 아래로 수많은 리본이 달려있어 리본에 현혹되어 용추까지 내려가는 우를 범하게 되었습니다.

 

 

    

 

 

대야산에서 정상적인 암릉구간으로 백두대간 길에 올라서서 바라본 대야산 정상 방향입니다. 현재 시간이 09시 54분이니 거의 4시간에 가까운 알바를 하게 된 셈입니다. 용추계곡으로 내려가는 등산로에 수많은 리본이 매달린 것은 아마도 대야산만을 오른 등산객과 대간 종주자가 하산하면서 혹은 올라오면서 걸어둔 리본인가 봅니다. 이런 경우를 어처구니가 없다고 해야 하겠지요. 노련하다고 믿었던 파란마음이 이렇게 큰 실수를 하고 말았습니다.  

 

 

   

 

10시가 다 된 시간에 인제야 정상적인 백두대간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위험한 암릉길이 계속 이어지더군요.

 

 

 

 

 

 

 

위험 출입금지라고 하는 팻말이 많이 붙어있더라고요. 그렇다고 출입을 안 할 수 없고 백두대간 종주를 포기할 수 없습니다. 오늘을 위해서 북한산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훈련을 하였으니...

 

 

  

 

 

 

 

 

 

 

 

촛대봉 도착.

 

 

 

 

 

 

 

 

왠 탄피가 백두대간에 있을까. 한국전쟁 당시의 탄피는 아닌듯한데...

 

 

  

 

 

 

 

 

 

 

 

 

 

 

 

 

 

 

 

 

 

 

 

버리미기재에 도착하기 전에 계곡에 물이 흘러가고 있더군요. 계곡에 주저앉아 신발을 벗어 발을 씻고 세수도 하고 버리미기재로 올라갔습니다.

 

 

  

 

버리미기재 감시초소가 보이더군요. 여러 대의 차량도 있고 등산복 차림의 사람들도 있었는데 버섯을 채취하는 사람들이더라고요. 버리미기재에서 장성봉으로 올라가는 백두대간 등산로도 울타리로 막아놓았는데 감시초소에 감시자가 출타 중이에요. 그래서 월담을 하였어요. 울타리 사이를 비집고 들어갔으니 월담은 아니네요.

 

 

    

 

 

 

 

 

거대한 바위가 백두대간 길옆에 있었습니다.

 

 

 

 

 

 

 

 

 

 

 

 

지나온 능선길.

 

 

 

 

 

 

 

14시 47분 장성봉에 도착합니다. 장성봉 정상. 버리미기재에서 장성봉에 오르는 구간도 험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국립공원 출입금지법을 수없이 위반(?)하네요.

 

 

 

 

 

 

 

 

 

 

 

 

오전에 알바를 하면서 체력이 많이 소모되어 오늘은 일찍 마무리하고 쉬기로 하였습니다.  지도상으로 787봉에 도착했는데 17시가 안 되었더라고요. 그러나 쉬고 싶어서 일찍 마무리하고 일정을 마쳤습니다.

 

 

※. 새벽 04시 30분경에 일어나 밖을 내다보니 음력 8월 12일의 둥근 달은 서산으로 지고 영롱한 별들이 새벽하늘에 가득합니다. 밤새껏 불어대던 바람은 잦아들어 산천은 고요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새벽공기가 쌀쌀하여 더운물을 만들어 커피 한 잔을 만들어 마십니다. 인스턴트 즉석 가루 커피 한 숟갈에 설탕을 조금 넣어 만든 나만의 커피 한 잔. 꼭두새벽에 대야산 정상에서 마시는 커피의 맛은 어떨까요. 커피 맛이 그런대로 좋습니다. 따뜻한 커피를 마시니 몸도 따듯해집니다. 오늘은 이곳 대야산 정상에서 동녘에 떠오르는 일출을 감상한 후에 백두대간 종주길에 나서려고 마음속에 다짐합니다. 어제 올라오면서 보니 대야산은 꽤나 멋있고 아름다운 산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어제는 일요일이어서 많은 등산객이 대야산을 다녀간 듯 하였습니다. 내가 대야산 정상근처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늦은 시간이어서 등산객은 볼 수 없었지만 수많은 발자국을 보면서 등산객이 많이 다녀갔구나 하는 것을 입증해 주는 듯하였습니다.

 

대야산을 보면서 나도 다음 기회에 소속 산악회원들과 함께 이곳 대야산에 등산을 오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하루 일정으로 서울에서 와서 대야산의 멋진 풍경을 감상하고 내려가는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밀재에서 대야산을 오르는데 암릉구간도 적당히 있고 조망대가 있는데 너무나 멋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등산로를 짐작하면 원장리에 주차하고 말바위에서 시작하여 곰넘이봉과 촛대봉을 올라 대야산을 돌아 월영대 용추방향으로 내려가면 원점회귀가 되는 등산으로 소요시간은 4~5시간이면 될듯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대야산을 칭찬합니다. 불과 몇 시간 후에 어떤 일이 벌어질 줄도 모르고 대야산을 칭찬합니다. 대야산을 원지 산행지로 꼭 추천합니다.오늘 오전 중에 곰넘이봉을 오르면서 좀 더 살펴보면 알겠지만, 어제 중대봉 방향으로 넘어가는 일몰도 아름다웠으니 원지 산행지로 한번 고려해봅니다. 이런저런 궁상을 떨다 보니 어느새 아침이 밝아옵니다.

 

아침에 일어나 일출 모습을 보려 하였지만 기상하여 아침식사 준비를 하다보니 해는 벌써 뜨고 말았습니다. 이른 아침에 산등성이를 넘어 해가 떠오르는 모습을 보는 것이 좋지만 조금 떠 있는 해를 바라보는 것도 일출을 보는 것이거늘 좀 늦었으면 어떠랴. 대야산 정상에 올라가 찬란하게 떠오른 태양을 바라보면서 두 팔을 크게 벌리고 만세를 부르며 심호흡을 합니다. 좁은 가슴속에서 환희의 뭉클함이 느껴집니다. 아무도 없는 대야산 정상에서 이처럼 두 팔을 벌리고 마음껏 심호흡을 하면서 가슴벅찬 희열을 느끼다니 이 얼마나 만족한 삶인가. 참 기분좋은 아침입니다.

 

정상에서 내려와 등산준비를 서두릅니다. 어젯밤에도 지도를 꺼내어 살펴보면서 오늘의 일정을 점검하면서 대야산에서 촛대봉에 이르는 구간이 위험한 암릉구간이라는 것을 알았고 조심해야 하껬다는 각오를 다지기도 하였는데 막상 배낭을 등에 걸머지고 대야산 정상에서서 둘러보니 참 멋진 산이고 즐거운 아침이라는 생각뿐입니다. 이 아름다운 대야산을 언제쯤 다시 오게될까 마지막 작별을 고하면서 대야산 정상을 내려와 대간리본을 따라서 가면서 암릉구간을 잠시 우회하는 줄로 알고 내려갑니다. 차츰 계곡물소리가 커지고 계곡물이 시원하게 흐르는 모습을 보면서 지난 8월처럼 여름철이라면 주저없이 계곡물에 들어가 땀에 젖은 몸을 씻겠지만 지금은 날이 좀 시원해져서 계곡물속에 들어가면 감기에라도 걸릴 것 같다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발걸음은 계속 아래로 내려갑니다. 그러다가 몸이 좀 더워져서 계곡의 한 지점에 머물러 머리를 감고 세수도 하고 발도 씻고 면도까지 하고나니 기분이 상쾌합니다.

 

다시금 배낭을 걸머지고 내려오면서 계곡을 여러 차례 가로질러 건너가기도 합니다. 그런데! 용추마을 이정표가 나옵니다. 용추마을? 용추마을이라니? 암릉구간 촛대봉이 아니고 용추마을이라니? 머리카락이 곤두서고 정신이 번쩍들더군요. 길을 잘못들어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도를 꺼내어 다시 살펴보니 암릉구간 우회는 없고 바로 암릉구간으로 진입하는 것인데, 리본만보고 암릉구간을 우회하는 것으로 어리석은 오판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도 그렇지 1시간이 헐씬 넘도록 그렇게 오랜 시간을 무엇에 홀려서 마을가까이까지 내려왔다는 말인가. 세상에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대야산에서 바로 암릉구간으로 진입하여야 하는데 어리석게도 조금 우회하는 줄로 알고 리본을 따라서 게곡으로 내려가고 말았으니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나에게?

 

참으로 어이가 없었습니다. 다시 대야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었습니다. 미끄럽고 험한 길을 1시간 반 가량이나 걸어내려왔는데 올라가려면 또 얼마나 많은 시간과 체력소모가 필요할까. 올라가는데는 2시간 정도가 걸리는 듯하였습니다. 그런데 왜 암릉구간으로 가는 길목에는 리본이 하나도 걸려있지 않고 사람이 다닌 흔적도 별로 없었을까 그것이 궁금하였습니다. 바윗길이어서 그랬던것 같습니다. 암릉구간으로 올라가서 확인한 결과  바윗길이라서 오르내린 표가 쉽게 나타나지 않았음을 알았습니다. 그래도 그렇지 왜 리본은 하나도 없었을까. 백두대간 선두주자의 리본만 하나 나무에 걸려 있었어도 이런 착오는 범하지 않았을 터인데...

 

위험 출입금지라는 것을 알면서도 들어갈 수밖에 없는 백두대간길. 국립공원법을 위반하면서 암릉위험구간을 벗어나 촛대봉에 다다르고 여러 개의 산봉우리를 넘어 버리미기재에 가까이 오니 계곡이 나타나더군요. 계곡에는 맑은 물이 흐르고 있어 다시금 얼굴을 씻고 발도 씻고 버리미기재로 올라갑니다. 버리미기재에서 장성봉으로 오르는 구간도 위험 출입금지 구간이더라고요. 감시초소가 있고 장성봉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모두 철조망으로 울타리가 쳐져 있는데 좁은 공간이 있어 몸을 비집고 다시금 국립공원법을 위반하면서 장성봉으로 들어갑니다. 장성봉을 지나 787봉에 다다르니 몸이 많이 피곤하고 더 걷고 싶은 마음이 없어 일찍 쉼터를 마련하고 편안하게 쉬고 싶었습니다. 다행히도 좋은 쉼터자리를 찾아 나만의 작은 쉼터를 만들고 편안한 휴식을 취하며 하루 일정을 마무리 합니다.

 

일찍 쉼터를 마련하고 저녁을 준비하여 먹고는 자리에 누웠지만 쉽게 잠이 오지 않고 오늘 고생한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머릿속을 헤집고 다닙니다. 은티재에는 물이 있다고는 하였지만, 고개에서 은티마을 방향으로 계곡을 따라서 10분 정도 내려가야 계곡물이 있다는 것을 검색을 통해서 알고 있었기에 혹시 모를 비상사태에 대비하여 고모샘에서 6리터의 물을 채워서 대야산에 갔고 대야산에서 2리터 정도의 물을 소모하여 4리터 정도의 물이 남아서 그것도 무거운데 등산용어로 알바를 그것도 4시간에 가까운 대단한 알바를 하였으니 파란마음의 철두철미한 계획에 먹칠을 하고 말았다. 대야산 정상에 다시 올라와 암릉구간을 다시 살펴보았다.

 

암릉구간의 처음 오름길을 다시 살펴보아도 리본 하나 달려있지 않고 사람이 다닌 흔적도 별로 없는 것처럼 보여 섣부른 오판을 하게 되었고 고생을 하게 되었다. 암릉길로 올라서서 자세히 살펴본 후에야 희미하지만, 그곳이 백두대간 종주 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상하게도 이곳만은 백두대간 종주 길이면서도 종주자들이 다닌 흔적이 별로 없고 등산로에 낙엽이 쌓여 있어 흔적만 조금 보일 뿐이었다. 조금씩 조금씩 더 내려가서야 백두대간 종주자들의 리본이 하나둘 보인다. 위험 출입금지 등의 표지도 여전히 걸려있다. 위험 출입금지라는 안내문 수없이 많이 본다. 그러고 보면 백두대간 종주자들은 모두가 국립공원법을 위반한 범법자들이다. 등산 마니아들이 일생에 한 번 하는 백두대간 종주자들에게 출입금지가 웬 말인가. 백두대간 왕복종주도 아니고 북진이든 남진이든 한 번 흔적도 별로 남기지 않고 지나가면 그만인 백두대간 종주자들보다는 매일같이 산나물 채취나 버섯채취 등으로 산을 오르는 가까운 지역의 주민들이 산을 훼손하게 될 것이다.       

 

일부 백두대간 길이 위험하기는 위험한 길인가보다. 등과 이마에만 땀이 나는 게 아니라 바위와 밧줄을 잡고 내려오고 오르는 사이 손에도 땀이 날 만큼 힘들게 암릉구간을 통과하여 버리미기재에 다다르니 계곡에 맑은물이 흐르고 있었다. 그동안 소모한 물을 계곡 물로라도 채워서 가야만 했다. 버리미기재 감시초소에는 감시자가 없고 문은 자물쇠로 잠겨 있었다. 철조망 울타리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장성봉에 다다른다. 장성봉을 넘어 지금의 이 자리에 오기까지 고생한 일들이 생생하게 머릿속을 휘감으면서 돌아다닌다. 아마도 이런 실수를 하지 않으리라고 여겼는데 실수를 하게 되어 마음속에서 쉽게 떨쳐내지 못하는가 보다. 그래도 이제는 잊고 잠을 청해야지. 내일 걸어야 하는 백두대간 길이 기다리고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