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백두대간 종주 23구간 (삽당령-독바위봉-석두봉-화란봉-닭목령.닭목재-956봉)

마 음 2013. 11. 5.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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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종주 34일차 (삽당령-독바위봉-석두봉-화란봉-닭목령.닭목재-956봉)

 

 

 

 

 

오늘은 삽당령에서 대관령까지 실제 거리로 약 46km의 먼 거리를 갈 예정이어서 아침에 좀 일찍 04시경에 일어났습니다. 고양이 세수를 하면서 면도까지 하였지요. 그리고 맛있는 아침 식사를 만들었습니다. 떡라면에 햄 통조림까지 넣어서 맛있는 아침 식사를 든든하게 먹었습니다. 그리고 06시 10분쯤에 삽당령을 출발하였습니다. 새벽에 하늘을 보니 별이 총총하고 맑았었습니다. 날이 밝으면서 안개가 조금 끼어 있었지만 등산하기에 딱 좋은 날씨입니다.  

 

 

 

 

쉼터. 삽당령에서 부터 등산하는 동안 이러한 쉼터를 많이 보게 됩니다.

 

 

 

 

07시 05분 동녘 하늘에는 이미 해가 솟았습니다. 

 

 

 

 

아침 해를 좀 더 크게 촬영해 보겠다고 줌을 당기는 순간 카메라가 고장을 일으킵니다. 이 미니카메라가 줌을 사용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순간적으로 해를 보면서 좀 더 크게 촬영해 보자는 마음으로 줌을 당기고 말았습니다. 이후로 8분여 동안 카메라 작동이 중단되었습니다. 카메라를 어르고 달래기를 8분여 동안 씨름한 끝에 다시 정상 작동이 되었습니다. 미운 카메라 같으니라고...   

 

 

    

 

 

 

 

 

 

 

소나무가 아침햇살에 유난히도 멋스러워 보입니다.

 

 

 

 

제3쉼터.

 

 

 

 

제4쉼터. 편안한 의자를 보니 드러눕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습니다만, 오늘은 그럴만한 여유가 업습니다. 그냥가야지요.

 

 

  

 

독바위봉(해발 978.7m) 

 

 

 

 

농가에서 새들로부터 농작물을 보호하기 위해서 설치하는 그물망이 바람에 날려와 이렇게 나무 위에 내려앉고 말았습니다. 주변에 마을도 없어 보이는데 얼마나 강한 바람이 불었기에 이런 그물이 날아와 이 지경이 되었을까요.

 

 

    

 

쉼터 앞에 높은 계단이 보입니다. 아이구 저 많은 계단을 어찌 올라가나. 그래도 별다른 방법이 없으니 올라가는 수밖에...

 

 

   

 

석두봉 올라가는 나무계단.

 

 

 

 

계단끝에서 뒤돌아본 지나온 능선 풍경.

 

 

 

 

백두대간 석두봉(해발 982m) 최근에 산림청에서 설치한듯 아직까지 공사잔재가 남아있습니다. 백두대간 등산로 정비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이 곳곳에서 보입니다.

 

 

  

 

 

석두봉 정상에서 바라본 주변 풍경.

 

 

 

 

노린재 나무.

 

 

 

 

 

 

 

백두대간 등산로 좌우로 조릿대가 넓게 군락을 이루면서 자라고 있습니다.

 

 

  

 

제5쉼터.

 

 

 

 

씨앗에서 싹이 나온 어린 단풍나무는 아직도 잎이 예쁘게 달려있습니다.

 

 

   

 

 

 

 

 

 

쉼터가 유난히도 많고 쉬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잠시 잠시 배낭을 맨 채로 앉았다가 다시 일어나 걷습니다.

 

 

 

 

등산로가 편안하고 좋습니다.

 

 

 

 

화란봉은 백두대간 길에서 조금 떨어져 있습니다. 30m라고 표기되어 있지만 실제로 걸어가 보니 정상까지는 150m는 떨어져 있습니다. 백두대간 길은 왼쪽입니다. 잠시 화란봉에 들러봅니다.

 

 

   

 

 

화란봉 정상.

 

 

 

 

 

여기 화란봉 표지석도 엊그제 세운듯합니다. 주변에 공사자제가 그대로 널려 있었습니다.

 

 

 

 

 

화란봉에서 내려와 다시금 백두대간 길로 접어들었습니다만 쉼터를 많이 설치하였습니다. 화란봉에서 닭목령까지는 계속하여 내리막길입니다. 걸음걸이에 속도가 붙고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묘지 앞을 지나고...

 

 

 

 

임도에 다다르고...

 

 

 

 

닭목령이 저만치에 보입니다.

 

 

 

 

10시 40분에 닭목령에 도착하였습니다. 그런데 왜 닭목령이지요. 이곳에서 닭모가지가 잘리기라도 하였나요.

닭목령에서 능경봉은 11.6km라고 합니다.

 

 

 

 

 

닭목령에서 오른쪽으로 따라서 오릅니다. 백두대간 길을 따라가다 보니 고랭지채소밭이 많은데 무의 작황이 안 좋아서인지 아니면 무를 수확하고 상품가치가 없는 것인지 무밭을 갈아엎은 밭이 보이더군요. 옛날을 생각하고 무를 하나 깎아서 먹어보았습니다. 예전처럼 단맛이 별로 나지 않았습니다. 무를 먹으면서 30여 분 동안을 소모하였는데 그때부터는 뱃속이 몹시 쓰리더군요. 길가에 앉아서 무를 먹고 있는 동안은 좋았습니다. 날씨 좋고 양지바른 길 언덕에 앉아 한가하게 무를 깎아 먹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무를 먹고 나서 조금 있으니까 가까운 마을에 사시는 분들 같은데 등산복을 입고 산으로 가기 위해서 제 앞을 지나더군요. 지나면서 날씨 예기를 하면서 영서지방에 비가 조금 내릴 것이라고 하였다고 하면서 올라가는데 조금 후에 하늘을 보니 이게 웬일입니까. 하늘에 구름이 가득 몰려오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산으로 올라가던 두 분은 비를 맞으면서 급히 내려오고... 부랴부랴 우의를 꺼내입고 금방 그치겠지 하면서 산으로 올라갔습니다.

 

 

                 

 

조릿대(산죽) 길을 걷다가 다시 임도가 나오네요. 그러더니 비가 주춤 멈추는 듯하였습니다. 그러면 그렇지 조금 온다고 하였다니 이것으로 된 것이겠지 하고 좋아했는데 하늘은 그게 아니라 좀 더 강한 비바람을 준비하고 있었나 봅니다. 차츰차츰 강한 바람과 더불어 비가 세차게 내리기 시작합니다. 

 

 

 

 

닭목령에서 2.3km 온 바로 이 지점 956봉에서는 서서히 내리던 비는 강풍을 동반하고 세차게 내리기 시작합니다. 바람이 강하게 불고 비가 앞을 가려서 배낭 위에 걸친 우의가 제대로 붙어있지 못합니다. 비는 쉽게 그치기는커녕 더욱 거세게 몰아치고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이 이정표 지점 앞에서 비를 맞으면서 텐트를 치고 들어앉아 수건으로 몸을 닦고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지만 비는 그칠 줄을 모르고 강풍과 함께 텐트는 날아갈 듯하고 세상에 이런 변고가 어디에 있다가 나온 겁니까.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면서 점심을 만들어 먹습니다. 내친김에 커피도 한 잔 끓여 마십니다. 비가 내리기 시작한 지 3시간이 지나도 비는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바람은 여전히 강하게 불어대고, 며칠 있으면 입동인데 벌써 입동 추위를 하려고 하나 그런 생각도 하면서 이런 상태에서는 밤이 되면 눈으로 내리거나 얼음이 얼어 등산로가 미끄러워 위험할 것이라는 생각도 하고 마음이 착잡해집니다. 조금씩 내리는 비라도 비를 맞으면서 걸어보니 산죽에 내린 비가 바지 가랑이를 적시고 등산화를 적셔서 여간 불편한게 아니었습니다. 여름철에는 비를 맞아도 별 문제는 아닌데 계절이 계절인지라 비를 조금만 맞아도 춥고 매우 불편하였습니다. 이런 상태로는 등산을 계속하기가 불가하다는 판단을 하고 철수하기로 마음을 정하였습니다.    

 

      

          

 

백두대간 종주를 나오면서 1주일 정도를 예상하고 나왔는데 예상치 못한 일기불순으로 여기에서 중단하고 철수하기로 하고 물에 젖어 무거워진 텐트를 철거하여 비닐 주머니에 넣어 배낭에 욱여넣고 올라온 길을 다시 내려가면서 모든 것을 체념하고 나니 오히려 마음은 편안해집니다. 올라올 때에는 촬영하지 못한 풍경을 촬영해봅니다. 언제 다시 이곳에서부터 백두대간 종주를 이어갈지는 모르겠으나 곧 다시 오게 될지 아니면 오랜 시일이 걸려서 오게 될지는 모르지만 언젠가는 다시 이곳에 찾아와 종주를 이어가야 하겠지요. 오늘은 아쉬운 마음으로 철수하지만...

 

 

 

     

 

갈어놓은 밭에는 무가 많이 보입니다.

 

 

 

 

 

 

 

 

 

14시 40분 다시 닭목령에 도착하였습니다. 버스가 이곳에도 다니기는 할 터인데 언제인지 알 수도 없고 하는 수 없이 지나가는 차량에 신세를 져야 할 판국인데 비나 좀 그쳐야 그런 부탁이라도 하지. 비를 맞고 있는 사람을 태워줄 운전자는 없을 테니까. 하지만 반대로 비를 맞고 서 있는 사람을 측은히 여겨 차를 태워줄 천사 같은 사람도 이 세상에는 많이 존재하고 있을 테고....

 

서너 대의 차량을 세워보았지만, 그냥 지나쳐갑니다. 그런데 하늘이 나의 마음을 알고 있는지 비가 멈춥니다. 우의를 벗어 배낭 속에 집어넣고 수건으로 얼굴과 머리를 닦아내고 편안한 마음으로 지나가는 차를 기다리는데 차 한 대가 올라오기에 손을 들어 보였더니 차량이 내 앞에 멈추어서고 차창 문을 내리기에 다가가서 내 형편을 말하고 버스가 많이 다니는 곳까지만 태워다 달라고 말하니 흔쾌히 차에 타라고 하네요. 60대 초반의 건강한 체구의 운전자였습니다. 자기는 강릉시 성산에 살고 있으니 그곳까지 가면 버스를 타기 쉽다고 하면서 오히려 반갑고 편안하게 맞아줍니다. 차량 안에서 운전자와 이런저런 예기를 하면서 강릉저수지를 지나 성산삼거리 버스정류소에 나를 내려주고 가신 분께 다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버스를 타고 강릉시내로 들어오니 시내에는 비가 조금 내렸다고 합니다. 강릉 버스종합터미널에서 17시에 출발하는 고속버스를 타고 3시간 만인 20시에 서울 강남터미널에 도착하여 무사히 귀가하였습니다. 오는 주말에 합천 가야산 남산제일봉 등산과 일요일 북한산 등산 일정이 계획되어 있어 백두대간 등산은 다음 주초에나 가능할 것으로 여겨지는데 날씨에 문제가 없다면 다시 종주일정을 계획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