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동네 어린이 놀이터에는...

마 음 2023. 4. 9. 07:17

 


내가 어릴 적에는 한국전쟁이 막 끝난 시대의 시골마을이어서  동네에 놀이터 같은 시설은 전혀 없었고 초등학교 운동장에도 평균대와 정글사다리 그네 몇 개가 전부였었다. 동네에서는 앞동산에 올라가 무덤가 언덕 잔디 위에서 미끄럼 타기나 자치기놀이 하며 노는 게 대부분이었고 집마당에서는 남녀구분 없이 또래들이 모여 편을 갈라 사방치기놀이나 줄넘기놀이가 어린이들의 단체놀이가 되었었다. 그런데 요즘은 시골마을에 가보아도 위의 사진에 첨부된 놀이시설이 있는 마을들이 많은데 막상 놀이시설을 이용할 어린이들이 없는 농촌 산촌 어촌마을이 되었다.

 

이곳 서울에는 1개 동단위 마을에도 두세 개의 이러한 놀이터가 있다. 그러나 지금의 어린이 놀이터에는 어린이보다는 나이 많은 노인들이 더 많이 모여서 놀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태어나는 어린이는 적어지는 추세에 의료시설의 발전으로 인간수명이 길어지게 되니 노인인구는 자꾸만 늘어나 노인들이 어린이공원을 찾아 놀고 있는 것이다. 필자도 노인의 반열에 들어선 한 사람으로서 가끔은 저런 어린이 놀이시설을 바라보면서 깊은 생각에 빠져들게 되는 때가 있기도 하지만, 아직은 경로당이나 어린이놀이터에 들어앉아 있고 싶지는 않아 산길을 걷거나 동네 골목길을 부지런히 걷거나 역사 문화유적지 등을 탐방하면서 노년의 시간을 보낸다. 언젠가는 동네 어린이놀이터에도 갈 수 없는 그런 한계점에 다다를 날이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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